대학에 가기 전에 -내일학교칼럼-

[대학교를 가기 전]


대안학교를 다니며 남들과 조금 다른 교육을 받은 나는 늘 다른 사람들에게 신기한 존재였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늘 이런 말을 했다. “정말 좋은 교육을 받는 구나! 근데.. 대학은 어떻게 할건데?” 어렸을 때는 막연하게 “대학? 좋은데로 가면 되지” 라고 생각했고, 좋은 대학에 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나는 이제 19살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많은 사람들은 내게 물어온다. “너 대학 어디로 갈거니?”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내가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런 질문을 받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조차 대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냥 휙 넘겨 버릴 수 없는 질문이 되었다. 이제는 나도 생각을 하고 결정을 내려볼 시기가되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대학에 가야할까? 그런데 의문이 하나 들었다. 대학에 굳이 가야 할까?

구글에 대학문화를 검색 한 후 이미지를 클릭하니 가장 첫번째로 나오는 이미지는 술사진이었다. 두번째도 술이었고, 세번째 네번째는 물론 술이었다. 실제로 연세대를 나오셨던 예전 과학선생님께서는 “대학에서 배운 건 술 병뚜껑을 삽으로 따는 기술뿐이었어” 라며 대학 문화에 대해 굉장히 적나라하게 설명해주셨다.
술을 마시고, 놀러 다니는 대학교의 문화는 내게 꽤큰 충격을 안겨 줬다. 대학교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과 굉장히 즐겁고, 치열하게 생각하고, 공부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자리잡고 있고, 대학교에서 가면 수많은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한가지 더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정말 대학교에가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잘 배울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4년제 대학의 교수ㆍ학습 역량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전공ㆍ교양 수업 만족도는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 했다고 한다. 또한 대학생 10명중 6명만 대학교 수업에 만족한다고 한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다니는 하늘마음선배님께서는 아이비리그에 가도 내일학교만큼 좋은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나는 정말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이야기 하겠다. 당장 대학에 갈 꺼야 라고 말하는 것 보다 내 삶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필요하다. 내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충분히 생각하고, 마음에서 느껴봐야 한다. 그렇게 삶의 방향성을 세우고 난 후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당장 대학에 갈지 안 갈지 결정을 하게 된다면 내가 무엇을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지도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채 대학을 고르게 되고, 대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다. 그런다면 대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늘 실망만 하게 될 것이다.

삶의 방향성을 세우고,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찾는 것은 대학뿐만 아니라 앞으로 내가 20살이 넘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내가 대학교에 가는 것도, 대학 이후에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도 나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게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Flickr에서 George Laoutaris)

대학에 가든, 안가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고민하며 삶의 방향성을 세우는 일이다.

 

 

2016-6-6
박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