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내일학교 정원]
하낫, 두울, 세엣, 네엣..... 반대로 둘, 둘, 셋, 넷...
이제 갓 동터오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구령에 맞춰 부지런히 몸을 움직입니다.
4월이 반이 넘었는데도 이 시간에는 아직 춥습니다..
반쯤 내려 앉은 눈커플들이 몸풀기를 마치고 나면 비로서 조금씩 열리게 됩니다.
(하늘보며 허리펴기 운동 중)
"오늘은 세번째 구역으로 내일나무 주변 정원에 쌓여있는
낙엽과 묵은 풀들을 긁어 모으는 작업입니다''
내일나무 정원 담당인 마음 학생이 오늘 작업에 대해 간단하게 브리핑을 하자
모두 익숙한 몸짓으로 호미와 갈퀴를 들고 내일나무로 돌진, 켜켜히 쌓인 낙엽을 긁어내고,
묵은 가지들을 잘라주며 본격적인 아침운력이 시작됩니다.

(묵은 낙엽 제거 전, 마른 풀에 가려진 여학생들)
"와!!!"
"대박, 여기에 꽃들이 숨어 있어요"
갈퀴로 긁어낸 낙엽더미 아래에 뽀얗게 얼굴을 내민 새순들을 보며
마냥 신기해하는 학생들~
아름드리 내일나무가 작년 내내 떨구어낸 우중충한 낙엽 더미 속에서 연두빛 새순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입니다.
(위에서부터 옥잠화, 제비꽃, 무스카리)
열심히 갈퀴로 낙엽을 긁다보면 이제 갓 피어낸 새순들이 '똑'하고 부러지는 경우들이 생기곤 합니다.
그럴 때면 옆에 있던 봄 학생이 뛰어와 부러진 새순을 한 손에 잡고 경건하게 노래를 불러줍니다.
추모곡이라며 바람의 빛깔을 한 소절 불러줍니다. 반은 진심으로, 반은 농담처럼...
이렇게 낙엽을 긁고 묵은 나무 가지를 쳐주고 마른 풀을 잘라주며 정원을 관리하다보면 아침 2시간이 후딱 지나갑니다.
춥다고 움츠렸던 학생들이 어느새 겉옷을 벗고 상기된 표정으로
"배고파요" 소리를 연거퍼 합니다. 식욕이 살아나는 아침입니다.

마지막으로 낙엽을 긁어 모은 주변을 빗자루로 말끔하게 뒷정리 해주며
운력이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하고 나면 낙엽과 묵은 풀들을 담은 푸대가 10개 정도 가득차게 됩니다.

이렇게 모여진 낙엽푸대들은 내일학교 농장으로 올라가 닭들에게 주어집니다.
낙엽과 부엽토는 닭들에게 훌륭한 간식이 되기도 하고 계사 바닥을 건강하게 만드는 좋은 재료가 됩니다.
그렇게 건강해진 닭들이 나은 달걀을 다시 우리는
건강한 먹거리로 받아들이며 선순환의 작은 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번째 구역인 내일나무 정원 낙엽 철거 기념촬영^^
참나무학생과 바다학생은 열심히 운력하고 아침식사 당번으로 사진에는 빠짐)
내일학교 정원에도
초록 새생명들이 자태를 드러내며 봄이 왔음을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매일 아침 운력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