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업도 끝나고
특공조 작업도 얼추 마무리되고...
내일학생들이 하나 씩 둘 씩 떠나기 시작했다.
어디 한 곳 편안히
있을 데 없는 야영생활. 당황스럽고 황당스러운 그리고 긴장도 만점의 미션들. 부담감과 책임감들. 피로와 힘겨움.
학생들은 따스하고 포근하고 편안한 집으로 어서 빨리 가고 싶었을 것이다. 곁에서 전과정을 지켜보는
나는 학생들이 정말 대견했다. 파자마를 파는데 성공한
학생이 신기했고 - 나라면 못했을 것 같다. - 어쨌거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아둥바둥 움직이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재밌기도 했고 마지막 마음빛그리미의 정원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학생들의 솜씨에서 제법
숙련된 디자이너의 모습이 언뜻 보이기도 했었다. 촉박한 시간에 다 마무리 짓지 못한 것들이 보였지만
그것은 이쪽 선생님들이 하면 된다. 어서 가서 쉬렴. 애
정말 많이 썼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학생들이 떠나고
비는 추적 추적 오고. 갑자기 텅 비어버린 야영장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여학생 하나가 마음빛그리미에서 작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텃밭을 고르고 못다 심은 꽃씨를 화단에 뿌리고, 보드판에 페인트 칠을 했다. 통나무 화분에 꽃잔듸를 심고. 내일학생들이 두고간 다양한 물품들을 정리했다. 이 학생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아침 9시즈음 부터 일을 시작해서 해가 지거나 비가 내리기 전까지 꾸준히 일을 했다. 이 학생은 미션을 계속 수행하고 있었다.
네 번째 미션, "마음빛그리미를 재창조하라"의 조건은 '완결'이었다. 하다 말고 가는 법은 없다. 다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었고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션은 실패가 된다. 제주이동수업기획부터 계속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미션 수행의 실패는 큰불명예였다. 그런데 일정과 학생들의 사정은 미션수행을 충분히 할 수 없는 불리한 조건을 제공했다. 봉화에서는 봉화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많이 지친 상태였다. 대충하고 떠날 수도, 계속 미션을 수행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 그래서 특공대가 조직되었는데 거기서도 남은 2%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 여학생은 그 2% 마무리를 혼자 해놓고 가기로 결심을 했던 모양이다. 결심대로 계획대로 모든 것을 반듯하게 만들어 놓고 귤잼 정산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한 후 봉화로 복귀했다.
나는 그 여학생의 모습에서 팀워크를 보았다. 물론, 이 학생도 어서 빨리 도시로 가고 싶었을 것이다. 엄마한테 가서 맛있는 것도 사달라고 하고 쾌적한 집에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CGV에서 영화도 보고 이마트 가서 물품도 사고, 봉화에 귀교하기 전 정리하고 정비할 것을 여유롭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루 빨리. 다른 학생들 처럼. 그러나 팀의 성공을 위해서 여학생은 결심했고 실천했다. 어쩌면 이 여학생은 내일학교와 내일학생에게 성공이 어떤 의미인지 실패와 불명예가 어떤 것인지 잘 이해하고 있었을까.
아뭏튼 이 여학생 덕에 미션은 매우 성공적이되었다. 이 마디맺음의 행위는 미션의 완결을, 마침표를 만들었다. 그로 인해 마음빛그리미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칭찬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감사함을 표하고 있다. 아마 자람지도 선생님께서도 네번째 미션 전체에 높은 점수를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와는 별도로 나는, 모두의 노력을 빛나게 한 조용한 마무리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하늘사랑이 보여준 것을 내일학생들이 본받기 바라고 나 역시 본받고자 한다.
이것이 팀워크다.
감사합니다. 하늘사랑님.
감사합니다. 내일학생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