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수업] 기후변화와 4차산업혁명 그리고 (나, 우리의) 미래
요사이 내일학교는 매일 한 개씩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HBO에서 제작한 <체르노빌>이라는 미니시리즈입니다. 1982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사고를 다룬 영화인데요. 대 참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참사를 참사로 끝내지 않으려는 투쟁,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현재 4편까지 보았는데, 학생들의 반응은, "보는 것 만으로도 암에 걸릴 것 같다.", "관료주의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겠다.", "진실을 밝히려는 과학자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봤는데, 정말 정말 정말 잘 만든 수작이었습니다. 학부모님, 밴드 회원님께도 강추입니다. (신씨네에서 한번 다루어야겠습니다. ^^)
그런데, 내일학교에서 이 미니시리즈를 추천한 것은 스토리텔링 수업의 참고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까운 곳에도 원전사고가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지진에는 상당히 강하게 지어졌다고 하지요. 그런데 해일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사막화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태풍, 해일, 쓰나미 같은 현상들이 점차 더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해일로 인한 것이었고,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2019년 현재, 내일학생들의 나이는 열다섯부터 열아홉. 이들이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은 아마도 40년정도 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40년 후 학생들이 살아갈 환경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기후변화 회의의 파리협정에서 탈퇴했습니다. 브라질의 아마존은 여전히 불타고 있고요. 오늘의 상황이 이런데, 내일의 환경이 기적적으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더 나빠질까요? 기후는 현실이므로 동화를 그려서는 곤란하겠지요.
40년 후 먹거리는 어떨까요? 화학조미료부터 유전자조작 곡물들, 동물들, 항생제 과다복용의 돼지, 성장호르몬을 잔뜩먹은 닭들과 소들... 자연스럽지 않은 먹거리들이 이후 인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아무런 영향도 없을까요?
변호사, 판사, 의사, 셰프가 뜨고 있는 오늘, 추석에 친척들과 전을 부치고 있는 오늘, 인공지능이 올레 kt 선전에 등장하는 오늘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학생들의 시대는 완전히 다른 시대일 것입니다. 어쩌면 체온과 같은 정도의 온기가 피부에 흐르는 로봇이 집집마다 집사로 있을 지도 모르지요. 사람과 사람이 가족을 이루는 것보다 말잘듣는 로봇과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 시대가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변화가 더 빨라질 시대, 어떤 위험이 새롭게 등장하게 될지, 인간에게 행복은 어떤 것일지, 무엇을 더 욕구하고 욕망하게 될지요. 내일학생들은 지금부터 100일간 자신들이 살아갈 시대를 그려보고, 어떤 희망을 일구어 나갈지 스토리를 만드는 수업을 시작합니다. 우리세대가 열심히 희망을 일구어온 것 처럼, 차세대들도 희망과 보람을 한발 한발 일구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