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페스티벌을 마치고]
5월 한달. 자람도우미 평균 퇴근시간 새벽2시. 심지어 한의원을 마치고 그때부터 페인트 작업하신 양호선생님, 농장 담당 선생님들까지 모두 정원과 예술이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내쳐달려왔습니다. 물론 학생들도 열심히 정원을 조성했고요. 비록 조성중이라 다소 어수선하고 어설펐을지는 몰라도, 페스티벌은 마음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감동으로 가득했습니다.
축제가 끝나고 한가롭고 평화로운 정원을 소요하는 아이들. 정원을 손질하는 아이들의 표정만큼은 작가포스입니다. 어떤 것이라도 생산한 사람의 뿌듯하고 자신감있는 표정이랄까요.
내일학교는 왜 정원교육을 하는 것일까? 내일학교는 조경학교가 되려고 하나? 내일학교의 전망은 정원에만 있는가? 하는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정원수업은 무엇을 하거나 필요로하는 입체사고형 지능을 계발하기 위한 수업입니다. 이 수업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다양한 교육적 성과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입체사고란 무엇인가?
정원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은 다음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1. 주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생각하기
반드시 자신의 생각일 것.
2. 식물과 정원에 대해서 공부하고 생각하기
식물애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어야 함. 최소 세권이상 공부
3. 주제를 식물과 오브제로 표현하기 위해 구상하기
4. 정원이 위치한 곳의 주변 경관을 분석하기
정원이 경관에 묻혀도 안되고 경관을 무시하고 튀어도 안됨. 경관을 활용하여 서로가 살아나야 함.
5. 주제를 모양, 색깔, 향,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활용
의미, 메타포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아름답게 드러나도록 장치할 것
4번까지는 그냥저냥 무난하게 따라오던 학생들도 5번에서는 멘붕을 겪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있고요. 그러나 이런 자극을 서너번 진하게 받으면 아이들의 사고는 입체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운동화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최소한 평면사고로 시작해서 입체사고로 발전하게 됩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운동화를 살 때 디자인만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사거나 예쁘면 사버리죠. 그러나 내일학생들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 운동화를 신었을 때 편안한가? 이 운동화를 신게되는 곳의 환경은 아스팔트인가 흙바닥인가. 비가 올 때는 어떨까.
가성비는 어떨까. 얼마나 신게 될까. 그렇다면 연비는 어느 정도가 되는 것이지? 이 돈을 투자하여 얻는 이익이나 가치와 책을 구입하여 얻는 이익이 가치 중 어느것이 더 클까?
이 운동화와 내가 잘 어울리나? 여러옷에 무난하게 어울리는가 아니면 한 두개의 의상에만 어울리는가. 이 운동화를 샀을 때 엄마와 아빠의 반응은? 친구들은 뭐라고 할까?
좀더 발전한다면, "내가 이 운동화를 정말 좋아하는가? 아니면 좋아하라는 메시지에 홀려있는가?"도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운동화구입으로 시작하는 사고의 패턴은 진로의 모색과 선택, 자산투자의 기준, 조직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판단 등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더욱 복잡 변화 무쌍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답이 없을 것입니다. 단선사고만 하는 사람은 욕망의 객체가 되고 소비하는 부류가 될 것입니다. 다양하게 고려하고 다각도로 분석하는 사람만이 원함의 주체가 되어 생산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시대를 리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뻔히 보이는 일이지요.
다양한 자극에 포기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어떻게 해서건 표현하고 만들어보려고 애쓴 내일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리더도 성장하도록 열심히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