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님 여기 와서 이것 좀 써보세요. 여기 이 칠판에 있는 표를 매일 매일 써서 스스로 생애기획을 얼마나 진행을 했는지 체크 해보는 거예요"
하늘사랑님께서 화목반 칠판 하나를 꽉 채워 그려놓은 표를 하나 보여주었다.
'모두 제주도 갑시다! 밝은 마음으로'
'목표:1월31일날 생애기획 완료'
칠판에는 생애기획 진행도를 한눈에 볼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표가 그려져 있었다. 화목반의 리더로써 팀원들이 모두 낙오 되는 사람 없이 생애기획을 무사히 끝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늘사랑님께서 생각해내신 아이디어 였다.
나는 생애기획 진척도를 쓴다고 하길래 덜컥 겁이 났다. 아직 생애기획을 거의 시작하지 않은 나로썬 다른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진행이 안되었는지 보여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와주고 싶은 하늘사랑님의 마음은 모르는 것은 아니었기에 이내 보드마커를 들고 모두가 다같이 갈 수 있도록 진솔하게 나의 진척도를 쓰기로 했다.
2014정리 "50%"
2015년 기획 "5%"
표지 디자인 "0%"
목차대로 진행 "0%"
내부 편집 "0%"..........
각각의 항목에 퍼센테이지를 써내려갈 때마다 나의 몸은 휘청휘청 거렸다. 내 몸 안 속으로 부터 충격을 받는 것 처럼 몸 전체가 흔들렸다. 무엇인가 내 안에서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생애기획을 시작한 것이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편에 속한다. 남들이 생애기획 목차를 짤 때 나는 멘붕에 빠져 있었고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있었다. 생애기획이 손에 잡히질 않고 계속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최근에 들어서야 나는 내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었다. 나는 너무나 많은 것에 휩쓸렸구나. 단순하게 단순하게 생각하자. 그렇게 복잡 할 것 없어. 훌훌 가볍게 털어 내. 나의 마음 속.
그렇게 되어 이제 막 시동이 걸린 참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의 진척도를 확인 하고 보니 솔직히 '뜨아'하는 마음이다.
내가 과연 제주도를 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드는 한편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 이렇게 하늘사랑님 처럼 도와주실 분들이 많이 있고 요즘 또 하나 씩 하나씩 해나가며 긍정적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 기록들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 좋았던 점 자람한 점들이 생각 났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칠판에 나의 진척 퍼센테이지를 쓰고 보다마카의 뚜껑을 닫았다. 하늘사랑님도 조금 '뜨아'하는 표정으로 나의 진척 퍼센테이지를 바라보았다.
"음...한번 옴님 처음이니까 내일컬리지 선배분들 생애기획 읽어봐요~ 저희 것도 좋고요. 저도 그렇게 시작 했어요. 힘들면 언제나 도움 요청해요"
하늘사랑님은 나에게 도움 말을 주며 다시 생애기획 작업에 들어갔다.
조금 늦게 걸린 시동 나는 천천히 악셀을 밟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