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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들어온지 벌써 일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내일학교 미국 유학센터의 살림을 좀 챙겨서 올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올 학생들이 빨리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돕고

한두달 후에는 학교로 복귀할 일정이었는데, 참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것입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쌤들도 다~~ 어렸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ㅎㅎㅎ) 미국으로 유학 또는 여행을 엄청나게 가고 싶어했었더랬죠.

근데, 막상 닥치고 보니 미국에서의 삶은 정말 생존이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하나씩 마련을 했었습니다.

중학교때 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배웠던 영어는.... 여기서 거의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백그라운드의 사람들처럼 문법은 미국의 고등학생들보다도 뛰어난 상황이지만, 말은..... 말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손짓발짓과 재빠른 눈치로 간신히 살아남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내게 있어 한국의 엄청난 일상으로부터의 에디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만, 막상 이곳에 있어보면 한국이던 미국이던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20년가까이 나의 삶 전부를 이곳 내일학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철 없던 20대 부터 지금까지 내일학교는 거의 나의 전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하시는 다른 선생님들도 그랬지만, 가진 것들을 모두 학교 만드는데 쏟다보니 정작 우리가 먹는 것과 입는 것, 사는 것에는 많이 소홀하기도 하였습니다.

점심은 늘 라면같은 것을 먹었었고, 같은 라면이라도 좀 더 색다르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요.

봄에는 쑥과 냉이 같은 것을 뜯어서 반찬을 하기도 하였으니 그야말로 보릿고개같은 시절이었습니다.

흙과 자갈 등짐을 지어 나르고, 시멘트를 섞는 일들도 해보았습니다. 내손으로 만드는 학교라서 힘든지도 모르고 비를 맞아가며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학교에서 우리 학생들이 조금씩 바뀌고 마음을 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음으로 미국에 와서 같이 공부를 하였던 내일학교 1기 졸업생들은 처음에는 제가 데리고 다니며 통역을 해주었는데,

6개월 지나니, 제게 통역을 해주더라고요. 우리학교는 입시 공부를 시키지 않았는데, 영어는 원어민처럼 하고, 좋은 대학에 척척 붙어서 가는 것을 보고

우리가 하는 교육의 방식이 맞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고, 이것은 미국의 대학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 또는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통할 것입니다.

이런 신념으로 나는 내일학교 자람도우미로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제게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열렸습니다.

내일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TESOL" 교육과정을 이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예요. 

학비에 이곳에서의 생활비까지 엄청난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잘 배워서 내일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내일학교는 이미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현재 외양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이고, 또 그만큼 질적으로도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에 제가 하는 공부도 그 일환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지금,

내가 지금 20대라면, 아니 30대라면 공부하기 더 좋았겠지만,

50대가 아닌 나이에 감사하며 오늘도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내일학교 자람도우미 혜원 김은영님에게 저 스스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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