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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선생님들과 정보교류도 하고 친목도 다지는 모임에 다녀왔다.

연말을 앞두고 송년모임도 겸하고 있어서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하고 따뜻했던 것 같다.

 

얘기를 나눠보니 어느 학교든 비슷한 상황이고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소모임별로 정보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평소에 익숙했던 정보가 아니었기에 흥미를 갖고 두 귀를 쫑긋 세워서 들었다. 학교마다 프로그램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보니 사회적으로 주목을 끄는 이벤트성 행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았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선생님이 어렵사리 말씀을 꺼내셨다. 초창기에 대안학교를 이끌어 오셨던 베테랑 선생님이라 나도 평소에 존경해왔던 분인데 요즘에 고민이 많다고 하신다. 한해, 한해 머리가 희어지다보니 일선에서 물러나고 싶으신데 교사들의 역량강화가 문제라고 하신다.

 

초창기에는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대안학교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요즘엔 대안학교를 직업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보니 끝까지 책임지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도 말씀을 하신다. 얘기를 듣다보니 나도 같이 머리가 희어져가는 입장이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얘기를 듣던 젊은 교사 한명은 본인도 역량강화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대학원을 들어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한 젊은 교사도 본인도 그러려고 한다고 한다. 마치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선 대학원 진학만이 역량 강화할 수 있는 등용문이 된 것 같은 묘한 상황이 요즘 사회의 기류인 것 같다.

 

순서상 나에게도 발언의 기회가 주어져서 나는 우리 학교의 교육철학부터 얘기를 꺼냈다.

 

“우리 학교는 교사를 자람도우미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마다 고유하게 타고난 생명이 있다 보니 주입해서 교육하기 보다는 아이들마다 잘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에 자람도우미라고 하지요. 그런데 아이들만 성장하는게 아니라 서로 비춰주는 거울로 자람도우미들도 아이들과 동료 자람도우미들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성장하고 개선해가려고 합니다. 결국은 자람도우미들도 어린시절의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돌아보며 삶 전체를 성장시켜가는 게 중요하지요..”

 

이렇게 서두를 꺼내니,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여겨졌는지 아니면 신선했는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수긍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교사의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될지 이해하는 것 같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육현장에서의 교사는 매우 중요하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봐도 선생님들에 의해서 나란 존재가 귀하게 여겨지기도 했고, 나란 존재가 참 하찮게 여겨지기도 했었던 것 같다. 오랜 세월이 흘러 눈가에 주름이 잡혀가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 선생님들의 온화한 미소는 늘 푸르게 남아있다.

지금도 이00선생님, 신00선생님의 열정과 미소가 그리워진다.

 

지금 여기에서 소박하게나마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호흡해가는 이 현실이 참 위대하다고 여겨진다.

먼 훗날, 힘들 때 기억되는 따뜻한 순간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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