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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두 번 진행했던 부모-담임 면담시간을 올해는 가을학기에 한 번 더 진행하였다. 그 이유는 아이들마다 특성이 다르기에 더 섬세하게 돕기 위해서 학교와 가정의 협력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부모님들께서 가정에서 협조를 많이 해주셔서인지 가을학기 마칠 즈음에 우리 아이들을 보면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하루 종일 애쓰시는 담임선생님들의 노고에 견줄 바는 못 되지만, 부모님과의 면담 뒤라 그런지 나의 눈에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여느 때보다도 더 크게 들어왔다. 다소 우울한 낯빛이 있던 아이는 얼굴이 밝아지고, 지각을 자주 하던 아이는 일찍 등교하고, 발표할 때 목소리가 작았던 아이는 발표력이 늘었다고 하고, 음식을 가려먹던 아이는 음식 먹는 가짓수가 늘었고.. 등등
 
부모님과의 면담을 통해 많이 느끼게 되는 점은 우리 아이들이 부지불식간에 부모의 성향을 조금씩 닮아가는 모습이 고학년일수록 현저히 눈에 띈다는 것이다. 부모는 그런 성향이 굳어진 채로 어른이 되었고 아이는 자신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나 발견'을 하면서 그런 성향에 대해서 변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는 것 같다. 그럴 때 부모는 "나 닮아서 그렇지.." 라고 쉽게 말을 하지만, 아이가 부모와 비슷한 성향을 답습해가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이가 집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 자신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저 시기에 뭘 하고 지냈지? 나의 성향은 어떻지?..' 아이를 통해서 부모 자신을 돌아보고, 나와 닮은 저 아이가 좀 더 다양한 것을 하면서 활발하게 지내길 바란다면 '어떻게 도와야 되지?'로 고민해가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세 아이의 엄마이기에 스무 살이 넘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지금도 나를 돌아보고, 나를 개선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마음과는 달리 쉽게 바뀌지는 않지만, 최소한 나의 약점을 닮은 아이가 인생을 살아갈 때 발목 잡히지 않도록 그 지점을 나도 개선하고 우리 아이도 개선해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부모라는 역할은 혼자 덩그마니 있는게 아니라, 아이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면서 살아가고 그 아이들의 인생 거울이 되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나를 직접 볼 수 없을 때 자식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는 뼈아픈 말이 나온 것 같다.
 
가족은 서로 거울처럼 비춰주면서 평생 반려해가는 '생애반려자'라고 한다. 다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즐겁게 여행 다니는 것도 좋지만, 우리 아이들이 보다 나은 내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지 고민해보고 부모도 개선해가고자 노력할 때 우리 아이들의 삶도 긍정적으로 변화해가리라 확신해본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라는 존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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