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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깊은 산골의 경치는 참 그윽하니 아름답다.

여기 저기 쫓아다니며 사진에 담아보니 농장 곳곳이 아름답다.

허름한 계사도 한데 어우러져 아름답게 보인다.

이 곳 청정한 숲 속 자연에 파묻혀 자리잡은 농장은 그야말로 낙원이다.

청정한 공기며, 물과 무수히 유익한 걸 담고 있는 흙이며.. 닭들에겐 낙원이 아닐 수 없다.

 

눈 오는 광경에 잠시 흠뻑 빠지는 듯하다가도 “아~ 차~ 집란 해야지..” “어이쿠, 살 살 ”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으며 이 곳 저 곳의 알들을 꺼내 담아 나른다.

사실 눈이 오면 여러 일들이 쉽지 않다. 알을 옮겨 이동하는 거나, 배추를 주는 거라든지..

비닐하우스 지붕에 수북이 쌓이는 눈도.. 일을 늘리고 어렵게 한다.

 

자연에 가깝게 닭을 키우는 건 쉽지 않다.

나는 농장에서 주로 닭을 돌보는 일과가 대부분인데 단순하면서도 분주하다.

작고 큰 여러 일들이 계속 있어서다. 특히 병아리의 주무 돌보미인데, 정말 손과 마음이 많이 간다.

닭들이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데는 아주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특히 사람에 의해 계산되고 짜여 있게 키우지 않고 닭들의 생리를 살피며 조건을 만들어주는 데는

그만큼 수공이 들어간다.

 

아침 해가 뜨기 전 어둑한 시간대에 계사로 간다. 나는 병아리에게로 간다.

먼저 모이통의 모이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살핀다. 그것에 따라 모이량을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가만히 살피면 모이를 많이 먹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고, 성장하는 데에 모이량이 급격히 달라지는

시점이 있는데, 그런 여러 조건을 병아리와 함께 하며 맞춰간다.

쪼르르 몰려오는 병아리를 보면 참 기쁘다. 마치 나를 반겨 오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그게 가끔 아쉬움이다^^)

 

틈틈이 바닥을 돌본다. 안 그러면 똥들이 삽시간에 늘면서 냄새가 나고, 니쁠 밑은 물이 떨어져서 축축해지기에,

때때마다 잠자리며 니쁠 밑 등 흙을 뒤집어주고 왕겨를 깔아주고 그 위에 EM을 물에 희석하여 뿌려준다.

흙과 왕겨, EM액이 똥과 섞이면서 미생물이 풍부한 흙이 될 수 있도록. 쾌쾌한 냄새도 나지 않게 된다.

병아리들은 고개를 이리저리 또록 또록 돌려대며 호기심 어린 눈길로 쫓아다닌다.

이 시기의 병아리들은 청소년들 같다. 그런 모습도 무척 사랑스러우며 웃음을 자아낸다.

 

우리 농장은 깊은 산골에 위치하여 햇살이 비치는 시간대가 길지 않아 아쉽다. 그래서 햇살을

만나는 시간대는 매우 소중하다.

“어머, 햇살이다~~. 얼른 얼른 움직이자~” 이리 저리 뛰어다닌다. 마치 햇살을 잡는 이 같다.

여러 계사들을 뛰어다니며 창문을 올려준다. 조금씩 그 시간대가 변하기도 한다.

병아리나 닭들이 조금이라도 더 쪼일 수 있도록.

또 햇살의 위력은 매우 커서 축축해졌던 계사 바닥이 건조하고 보송해지기 때문이다.

햇살 앞에 모여든 병아리들이 자그마한 체구로 모래목욕을 하는 모습이란 참 귀엽다.

물론 닭들의 모래목욕도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 흙이란 요소가 더없이 중요한 조건이란 걸 느낄 수 있다.

생리적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또 체성장기의 병아리들에겐 고단백질의 섭취가 필수다.

물론 사료의 배합 비율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지만, 가끔 계란을 삶아 먹인다.

아직 어린 시기라 껍질을 까서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손이 많이 간다. 500마리가 넘는 수가 먹어야 하기에 더욱.
이런 특별식, 달걀도 그렇고 풀이나 배추 등을 먹을 때의 소리는 남다르다.

어찌나 요란한 소리들을 내어대는지.. 정말이지 닭들이 내는 울음소리는 매우 다양해서 해독이 어렵다.

산란장에서 알을 낳으며 내는 소리나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등등 수 없다.

 

하루에 집란을 하는 시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일상의 작업으로. 많은 수량을 거둬야 하는 것도 있지만, 자주 해주어야 손실이 적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산란장의 왕겨를 교체하거나 보충을 해주어야 깨끗하고 깨지지 않을 수 있어서 그 또한 놓치지 않고

꼬박 해주어야 하는 일과다.

보송한 왕겨들 속에서 알을 꺼낼 때는 작업을 하는 이의 손길도 기분 좋다.

정말 팔불출이겠지만 알이 참 이쁘다. 모양이나 색깔이나 보기 좋다.

한 알 한 알 낳아놓는 닭들의 수고가 때때로 느껴진다. 자그마한 등치에 비하면 한 알의 크기가 꽤 큰 거다.

우리의 손길이 닿는 것만큼이나 수고로운 생산이다.

 

겨울이 되니 큰 일거리가 생겼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추운 지역으로 급수를 원활히 하기 위한 수고로운 작업이 매일 있다.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서. 열선을 배관 안에 넣거나 물이 얼지 않게 여러 조치를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예방 조치를 하는 게 있다.

날마다 니쁠 배관의 물이 아 있지 않도록 밸브를 잠그고 니쁠의 물을 빼주는 작업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밸브를 열고

니쁠을 끼워주어야 한다.

정말 소소한 작업이지만 더없이 중요한 작업이다. 닭들에게 물이란 모이만큼이나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참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여러 일들이 있다.

이렇듯 닭과 특히 병아리들과 함께 하는 일과 속에 느껴지는 게 많다.

이들과 함께 하는 일과를 죽 따라가다 보면, 나에게 당겨서 하는 일보다는 병아리와 닭들의 성장이나 환경에 유리한 조건들을 찾고

맞춰가는 과정이다.

이들의 움직임과 생리, 반응 들을 관찰하며 어떤 상태이고 어떤 조건을 갖춰줘야 할까를 늘 살피게 된다.

단순하면서도 세밀히 살펴야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으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돌보는 이의 마음 상태다. 이것을 매우 중요한 환경 요소로 본다.
닭들은 무척 예민한 동물이며 약한 존재다.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들의 손길과 마음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부부싸움을 하면 그 영향이 곧바로 닭에게 미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농장의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특히 계사에 들어 닭들을 대할 때는 한 차례 마음을 가다듬고 밝고 명랑하게 말을 건넨다.

때론 나도 “꼬꼬댁”하기도 하고, 말을 건네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것들은 모두 마음과 계사를 정비하는 노력이다.

그리고 산란장에서 알을 꺼낼 때 닭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가지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병아리들을 돌보며 닭들을 보살피며, 생명의 성장 조건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기 다르게 태어났고 다른 조건으로 살아가지만 각각의 성장 조건과 환경을 이해하고 맞춰서 조성해주면

생명 나름의 모습을 발현하며 건강하게 성장해간다는 이치다.
나의 입장에서 더 좋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당겨 보려 하지만 별 흥미나 실효는 없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여러 경우들을 살피며 그 안에서 때때마다 필요로 하는 성분이나 조건들을 갈파해 내는 게 어려운 일인 것일 뿐.

그것이 맞아 떨어지며 서로의 노력이 합해지면 성장의 보람을 보게 된다.

 

내일학생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내일학교의 철학에서는 각기 다른 씨앗으로 저마다의 소질과 다움의 성질을 이해하고 그 자람의 조건이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교육의 역할로 보고 있다.

이미 내재된 이유와 길로 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게 교육의 역할이며 학교와 자람도우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자람도우미 역시 그 조건이며 환경이기에, 그 또한 나름의 충실한 삶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겠다. 

 

그래서 농장에서 닭들을 돌보는 생활은 바로 수련의 과정이며 마음을 다스리고 자라게 하는

또 다른 교육의 장이며 성장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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