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9 18:50

혜원의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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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내 나이를 물어보면 나는 늘

"응, 선생님은 25살이야!" 라고 말하곤 하지만 (물론 아무도 믿지는 않는다. ㅎㅎ)

벌써 20대 후반에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꽤 오랜, 정말로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둥바둥 공부를 해서 대학엘 가고, 대학때는 장학금을 받겠다고 아둥바둥 공부를 하였고,

졸업 후에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취업을 했다.

그때는, 남들 하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왜 그래야 하는지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한채 

시간이 내 삶을 좀먹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사실 그때는 좀먹는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우울하고 무기력해졌으며 세상은 잿빛이었을 뿐이다.)

 

그러다 나는, 내 삶을 더욱 보람되도록 나의 의미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였고, 

남들 다 하는 결혼을 선택하는 대신 내일학교와 내일 교육의 비전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냥 좋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오늘이 무슨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잊어버렸다.

아... 이것은, 자연속에서 맑은 공기, 밝은 햇살을 즐기는 삶이었다. 신선놀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 거의 일년 열두달 365일을 교육 커뮤니티에서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울력을 하고, 학생들과 공부하고 상담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를 하며,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부모님들을 만나고, 각종 행정처리 등등을 하다보면, 하루가 짧았고, 정신차려보면 내 나이에 한살이 더해졌다.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걷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더불어 함께 한다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늘 함께 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람도우미가 되는 것도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고,

더불어 함께 한다는 것은 나에게 늘 시련과 도전정신을 주었다.

학창시절, "경쟁에서 이기기" 분야라던지 "혼자 잘나기" 분야에 탁월했던 나였기에,

팀플레이에 적응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사실...지금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삶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나를 성장시키고, 우리를 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내 고집대로 독단과 독선을 일삼던 내가 "함께"와 "조화" 라는 말을 배워 달라졌으며 (라고 믿고 싶다..ㅎㅎ)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멋지게 자신의 계획들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기적을 보았고

대화가 없던 가족에 대화와 공유가 일어나는 멋진 일들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때로는, 체계가 없어보일 수도 있고

때로는, 우리 학교에 다니면서 진학과 취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과 부모가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TV프로그램처럼 하루 아침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지금 하는 이 행동,  action 하나가

나와 너

나와 우리

나와 세상

나와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는 일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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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그 얼굴에 나의 삶이 보이도록, 부끄럽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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