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14.12.20 10:20

이목이 집중되다 - 한결쌤 대박났네

조회 수 892 추천 수 0 댓글 1

요새 언론이 한결님에게 주목하고 있어요. 지난세월 제주를 지켜온 한결샘의 노력을 이제 알려주려나봅니다. 어제는 제주kbs다큐멘터리 촬영이 끝났고 오늘은 제이누리에서 기사를 실어주었습니다. 한결샘 그간 고생 많았어요. 앞으로 계속 해주세요.ㅋㅋㅋ 

제주에 눌러 앉은 '대한이네 딸'... "진짜 나로 살고 싶어요"[제주에 산다] 갤러리 '마음빛 그리미' 이유정씨 6년 제주살이 스토리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해안도로의 한 바닷가에 자리한 사진 갤러리 겸 카페 ‘마음빛 그리미’는 지나는 올레꾼들이 기웃거리는 길목이다. 사진전시를 통해 힐링을 추구하는 갤러리다.

그래서인지 바다와 함께 사진을 보고자 지나는 사람들이 자석에 끌리듯 들러가는 곳이기도 하다. 동시에 경북 봉화에 근거지를 둔 대안학교 '내일학교'의 제주분교다.

그 갤러리에는 소녀 같은 인상의 여성이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나던 동네 할머니들의 이야기 사랑방 역할도 한다.

살갑게 다가서 동네 할머니들과 이야기하고 여행객들을 맞는 여성은 '토박이 제주인'스럽다. 하지만 뜻밖에 그녀는 ‘내일학교’ 교사 이유정씨다.  갤러리의 운영 스텝이기도 하다. 

10여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씨. 앳된 모습에도 낼 모레면 불혹인 40이 된다.

그가 내세우는 직함은 대안학교 교사(그들 용어로 ‘자람도우미’)이자 위미마을 부녀회 회원.

“6년째 제주에 살았는데 내가 살 곳이라는 생각이 드나요?”
 
“저, 이곳에 뼈 묻을 거에요. 요즘은 농담으로 뼈 묻을 땅 좀 없냐고 주위분들에게 알아봐 달라고 졸라요” 그러면 주위분들은 “안돌아 갈거야?”라고 되묻는단다.

그러나 그녀의 제주생활이 처음부터 녹녹하지는 않았다.

  
 
서울 출신인 이유정씨가 제주에 오게 된 동기는 누구나처럼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학생들과 홍천에서 봉화까지 걷고 다시 제주도로 이동수업을 온 것이 2009년 4월. 2008년 가을 학교연수차 제주에 머물다 올라간 후 수개월 만에 다시 찾은 제주다.

“다시 오게 되니 너무 좋았어요. 물론 계속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지만요”

얼마나 있게 될지도 모른채 지금의 갤러리에 와서 학생들도 보내고 혼자 제주에 남게 됐다. 그 이후로 6년이 지났다.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통해 소통하기를 원했고 교사이기를 원했지만 현실은 달리 흘러갔다.

“많은 사람들이 낭만적인 눈으로 제주를 이상적으로 바라본다면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꿈이나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자 삶의 현장인 것이지요. 저에게 그게 닥쳤어요”

학교의 지원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갤러리도 어려워졌다. 나누고 퍼주는 것은 잘하는 그녀지만 갤러리 경영과 운영에는 소질이 없었다. 뭘 할까 고민을 거듭하다 우유배달을 나섰다. 대리점 사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유배달을 하면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는 편안한 생각으로 덥썩 배달 일을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경험이 6년이나 제주에 살게 한 계기를 마련해 줬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놀러온 줄 알더라구요. 제 자신도 우유배달을 하면서 제주마을의 새벽 모습과 골목골목 다녀보지 않은 길의 사진을 찍어 전시회도 해야지 생각했어요. 나름 이상에 젖어 있었지요”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첫 해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어요. 비가 가로로 내리는 경험도 했구요. 길치에 운전도 제대로 못하는데다 우유의 종류도 왜 그리 많던지. 사실 전 우유종류가 흰우유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5가지나 되는 우유를 각 집마다 무엇을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새벽 2시 넘어서 시작된 우유배달이 새벽에 끝나야 하는데 오전 9시 10시가 돼야 겨우 끝났어요. 너무 졸립고 힘들었지요”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후회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니 최소한 1년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여기서 그만두면 다른 것을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지요. 오기로 계속했는데 그게 3년이 됐어요”

  
▲ 갤러리 전경
갤러리의 재정이 안좋아 갤러리를 살리겠다고 시작한 우유배달인데 우유배달을 하면서 하루를 다 소비하고 갤러리는 결국 문을 닫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우유배달만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됐다.

“우유배달을 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게 아닌데…”

그러나 우유배달은 그녀에게 제주를 알려주었다.

“우유배달을 하면서 제주의 속살을 보게 됐어요. 제주가 내가 생각한 낭만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지요. 마치 서울의 70-80년대 같은 가옥구조와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등을 보면서 꽤 충격을 받았어요. 진짜 제주도의 할머니들을 많이 만나 보게 됐어요”

사소한 계기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했다. 어느날 갤러리에서 음악을 틀던 도구로 사용하던 아이폰이 빨래를 널고 돌아와 보니 없어졌다.얼마후 자신의 정체성으로 여기던 카메라마저 잃어버렸다.  이 사건으로 경찰을 부르고 난리를 쳤지만 커다란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사실 우유를 배달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어요. 사진을 찍겠다는게 집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된다는 집착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던거죠”

이후 그녀는 제주를 마음으로 보고 눈과 마음에 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랬더니 우유배달도 조금은 쉬워지고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도 훨씬 좋아졌다. 심지어 우유배달을 하다보니 유산균음료 배달 문의도 들어왔단다. 내일학교 농장의 달걀을 배달하기도 했다.

우유배달을 하면서 제주마을의 속살을 볼 수 있었다면 그녀가 부녀회 회원이라는 직함을 자신있게 드러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마을의 ‘지귀도 섬마을 식당’ 때문이다.

“시간이 나면 식당 좀 봐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식당도 봐주면서 마을 생활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됐어요. 그 식당이 마을주민들의 대화의 장 이더라구요”

식당에 있으면 마을 사람들을 다 보게 된다. 각 집 사정도 속속들이 알게된다. 다른 분들이 종종 자신을 누구네 집 자식이냐고 물을 때면 식당어머니는 ‘대한이네 딸’이라고 대답한단다. '대한민국의 딸'이라는 뜻이다.

“이제 지귀도 어머니도 똘(딸)처럼, 옆집 해녀어머니도 똘(딸) 취급해요”

  
▲ 마을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처음 갤러리에만 있을때는 ‘사진이 뭔데 이거만 하고 있냐’ ’밥은 먹고사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단다. "나중에 우유배달하고 지귀도 식당에서 일하고 귤도 따고 검질(김)도 메고 하니 부지런하다며 거리감이 급격히 줄고 마을사람이 되었다"는게 그녀의 설명이다.

“여기는 일 안하는 사람들을 무지하게 싫어해요. 귤철에 귤 따러 안가면 많이 혼나요. 빈둥거린다고. 대신 귤 따러가면 금방 가까워져요.”

그는 요즘 물 만난 고기처럼 정신 없이 바쁘다. 아침 5시면 옆집 할머니네 농장에 가서 귤을 딴다. 온라인으로 판매도 한다. 올해 6월에는 꽃차를 배워  체험교육도 하고 판매까지 한다. 바리스타 교육도 받으면서 대정고 학생 12명에게 이를 가르치는 보조교사 역할도 하고 있다. 캘리그래피를 가르치는 보조교사 역할도 담당한다.

부지런하고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저는 캘리그래피 전문가도 아니고 바리스타 전문가도 역시 아니에요. 그런데 캘리그래피 강사도하고 바리스타 교육 강사도 할 수 있는 것은 10여년간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간을 지나 제주에 사는 신(新)제주인이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보였다.

“처음에는 저를 이곳에 이끌어준 대학 선배에 대해 많이 원망했어요. 나를 힘든 곳에 혼자 두고 자기 갈 길을 갔다고 생각하니... 헌데 살다보니 하나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힘들었겠구나.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떠나고 싶지는 않다. 나와의 약속이니까. 내가 좋아서 있는 것이니까.”

“매일같이 바다를 보고 사는데 무슨 생각이 들어요?” 생뚱맞은 질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매일의 변화를 느낀다는 그녀. 바다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떤 날은 바다를 보고도 바다가 있는지도 몰라요. 어떤 날은 가끔 소음처럼 들리기도 하구요. 숲 속에 들어가 있으면 그동안 쉬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해요. 태풍이 불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바다가 주는 메시지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원래의 자신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 귤농장에서 작업하는 이유정씨
그녀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대학원 학생이 되어 심리치료를 공부하려 한다. 사진을 통해 소통하고 영화나 영상물로 치유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나누는 일에 전문가가 되고 싶어한다.

“사진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심리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지만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제 삶을 헌신적으로 살아야 한다면 이 분야의 헌신적인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거지요.”

“40이 됐는데 20년 후에는 예술가이고 싶어요. 내 안의 예가 가득차 넘쳐서 그 예를 바탕으로 사진이든 꽃차를 만들던, 의자를 만들던 진정한 예술가의 길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이 마을에서 살고 싶구요”

그녀는 대학원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다름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했다.  힘든 것을 겪고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제주도가 좋으니까 이곳에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생활을 하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스승이 되어 살고 싶어했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생활에서 배우는 무언가를 쾌활한 미소로 알려주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5시에 귤따러 나서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제이누리=이재근 선임기자]


http://www.jnu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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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2014.12.29 16:57

    제겐, 제주에가면 꼭 들러서, 뵐 분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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