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내려온 뒤 두번째 공양입니다.
보통 울력 당번, 식사당번을 제가 짜는데, 대체할 사람이 별로 없으니, 제 이름을 좀 더 자주 넣게 되네요.
오늘은 메뉴 중에서 "오징어 순대"가 있었습니다.
제현쌤의 "오늘의 메뉴"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그것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였습니다.
사실, 오징어 순대인 것을 알고, 저는 그거 한번도 안해봤으니, 오징어 볶음을 하겠다고 선언했었죠.
그런데... 우리의 이쁜 하늘 태양님이 유명한 눈웃음을 보내며 "쌤~~~ 오징어 순대 먹고 싶어요~~~~" 하는 바람에
거절하지 못하고 오징어 순대를 하였답니다.
이때만해도... 우리의 오징어 순대만들기에 어려운 점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의 파트너는 빛별님이었습니다.
빛별님은 저보다 오징어 순대계의 선배더라고요.
몇가지 정보를 빛별님에게 들으며 시작했습니다.
오징어에 넣을 속을 물집이 잡히도록 다져서 넣고, 그 끝을 이쑤시개로 막아주었죠. 더 정확히는 이쑤시개로 보이는 "나무"로요...
그렇습니다.
오징어 순대에는 반드시 이쑤시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쑤시개가 보이지 않습니다. 급해서...어쩔 수 없이... 빛별님에게 이쑤시개를 만들어오라고 했지요. ㅋㅋ
저 무시무시해보이는 칼로 나무 젓가락을 깎아 이쑤시개를 만들고 있습니다.
휴... 공양에 목공작업이 필요한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제현쌤께서 "오징어 순대 간단한데... 다녀서 속 넣고, 찌기만 하면 되는건데..." 라고 하셨는데, 이제 쉽고 간단한 메뉴라고 하는 말은 믿지 않으려고요. ㅠㅠ
하지만... 맛은 있더라고요. 아이들도 아~~주 좋아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메뉴를 짜는 분이나, 음식을 하는 사람들도 모두 그 맛에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거를 보는 것.
빛별님. 나무 깎느라 애쓰셨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