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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내일 문화의 날 성찰 보고서

2015. 4. 27.

산호수

 

  8회 내일 문화의 날이라고 써 놓은 칠판에는 제 ?회 내일 문화의 날, F. 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4월에 진행한 내일 문화의 날은 fail을 먹었다. 문제는 여러 곳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내일 문화의 날을 준비하며 느낀 것, 나를 포함해서 학생들은 대부분 눈에 생기가 없었다. 내일 문화의 날을 꼭 성공으로 이끌겠어 하는 열정과 의지, 힘이 느껴진 적이 별로 없었다. 나도 그랬고, 주변의 느낌도 보였지만 그걸 터치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내일 문화의 날을 엄연한 수업으로, 배움과 성장의 일환으로 생각지 않고 일처리 하듯 얼른 끝내야 할 행사,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행사로 생각하고 대했다는 가장 큰 증거라고 생각했다. 난 전시팀 준비를 하면서 걸리는 부분, 눈에 띄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지만 촉박한 시간을 핑계 삼아 방치해 뒀던 것 같다. 핑계로 삼고..

페일을 먹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복이다.. 내일학생들은 이런 적이 굉장히 많다. 성장의 디딤돌로.. 수업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부담으로 생각하며 일처리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적이 많다. 이번에 특히 그랬던 것 같다. 그렇지만, 왜 그랬을까? 수업이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왜 자꾸 이런 길로 빠져 버릴까? 성장의 의지가 없는 것인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성장의 의욕이 넘치고, 내일 문화의 날을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즐거울 텐데.

그런 준비 과정을 그대로 방치하고, 서로의 팀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지 않았으며 소통도 잘 안된 채로 내일 문화의 날이 시작됐다. 난 무의식 중에도 우리가 부족하다 라는 걸 느꼈는지 교회 12주년 예배도 포기하고 와주신 우리 부모님들이 자꾸 신경이 쓰였다. 주제와 전혀 일관성 없는 오프닝, 하는 지도 몰랐던 술래 잡기를 하면서 왠지 가슴이 불편했다. 가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었지? 이 후크 게임의 의도가 뭐였더라? 시작부터 흐지부지했던 탓에 약간 불편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공유를 받지 못해서 자꾸만 참가자처럼 임했다.

프로그램은 다들 좋았다고 했으나 자람지도 선생님 말씀처럼 자연 환경이 받쳐준 것이 컸다고 생각했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주제와 일관성이 별로 없었고, 자꾸 주제를 잊어버리게 됐던 프로그램들이었다. 하나 하나의 프로그램들이 흐름 없이 뚝 뚝 끊기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느꼈지만, 막상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생태 캠프 온 것 같다, 라는 말을 들었다. 해뜨미를 걷는 도중에 말이다. 약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만의 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소리가 아닐까? 내일학생의 문화가, 내일학생의 특별함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마무리도 정말 어영부영 흐지부지 했다. 내 마음이 가장 불편했던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다 참석하지도 않았는데 눈치 게임으로 학생들의 소감만 듣다가 부모님 한 분의 소감만 듣고 마쳐 버렸다. 생기가 하나도 없었고 건조했으며 딱딱했고, 모두가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 같았다. 불도 다 켜져 있지 않았었고, 학생들은 피곤해 했다. 나 역시, 이건 정말 아니라고 느꼈지만 피곤해서 얼른 마치고 싶다는 느낌이 더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일학생으로써 너무나도 부끄럽고, 좋지 않다.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열정 없이 준비한 내일 문화의 날, 마음 열정에 비례하는 내일 문화의 날이 만들어 졌고, 문제점들이 눈에 훤히 보였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얼른 끝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 방치해 두고 진행했다. 부끄럽고, 성찰이 된다.

그 외에도 내가 맡았던 전시에 대한 것, 소통에 대한 문제점들도 많았다. 모두 모두 중요시 생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업이라는 인식. 성장 할 수 있다는 인식.. 중요하다는 인식.. 하지만 인식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인식 다음 단계에도, 실질적인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약간은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원활한 공유를 위한 방법이라 던지. 운영회의 좀 더 활발한 모임과 의논이라 던지. 전체를 보고 흐름을 잘 살피는 전문팀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내일 문화의 날 때 보였던 문제 중 하나가 흐름이니까.

이번을 계기로 훨씬 더 나은, 부모님들도 기대와 설렘으로 내일 문화의 날에 찾아올 수 있는 내일 문화의 날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 혜원 2015.05.03 15:28
    산호수님, 성찰보고서 잘 보았습니다. 때로는 마음이 정말 정말 불편한데, 말하지 않고 어물쩡 넘어갈 때가 있어요. 이 때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불편함을 나만 느낀 것이 아니더라고요.
    다음번 내일문화의 날은 훨씬 마음이 좋게 만들어봅시다.
  • 산호수나초부 2015.05.07 10:16
    우리 부부는 일이있어서 문화의 날 당일 참석을 못했어요.
    하지만 전날 밤 별보며 걷기와 모닥불 시간은 너무 좋았었어요.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기쁨을 누릴 줄은 몰랐거든요.^^
    실망스러운 것 보다는 좋았던 것을 기억하고 더 높이 평가하는 게 삶의 지혜인 것 같아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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