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풀이 없어서 밭에 풀농사를 짓는다는데, 우리는 청명골 산속에 지천으로 자라나는 산야초를 베어내기에도 아직은 바쁘다. 아마도 5천마리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우리도 풀농사를 지어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신속하게 풀을 베어내는 데에는 예초기가 최고인데, 문제는 이게 참 위험하다는 것이다. 바닥의 자갈을 잘못 건드렸다가 튀어오르면 크게 다칠 수가 있고 소음으로 인해 귀도 멍멍해져서 헬멧, 정강이 보호대 같은 것을 꼭 착용해야 한다. 그러고나면 당장 비무장지대로 지뢰탐사를 가야 할 것 같은 복장이 되지만... 안전제일이다, 안전제일.
그런데 요란하게 예초기를 돌리며 온 산을 누비는 푸른강쌤이 베어오는 풀의 양보다
낫 한 자루 들고 앞마당에서 자분자분 움직이시는 제현쌤이 베어오는 풀의 양이 더 많다는 것이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