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살이장 안의 알낳는 상자에 알을 낳도록 훈련이 될 때까지 바깥에 못 나가는 우리 애기엄마들.
보통 양계장은 그 어마어마한 악취로 유명하다. 가끔 고속도로를 지나다가 누가 가스라도 뿜었나 의심하다가 이내 근처에 양계장이 있다는 걸 알고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양계장들은 케이지 사육을 하고, 닭의 분뇨가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정기적인 물청소로 걷어내게 된다. 사육밀도도 굉장히 높기 때문에 냄새가 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 닭살이장 바닥은 자연 그대로의 흙바닥이고, 정기적으로 부엽토와 청초를 공급해준다. 관건은 질소와 탄소, 그리고 수분의 균형이다. 닭똥이 질소성분이라면, 부엽토와 풀에는 탄소와 수분이 풍부하다. 이것들이 무시무시한 굴삭력을 가진 닭발에 의해 잘 섞이면 금세 포슬포슬한 계분퇴비가 된다. 계분퇴비는 농축된 성분인데다가 양분이 많아 같은 무게의 닭고기보다도(!) 비싸다.
작년에는 풀을 주라기에 정말 사람먹는 풀 뜯듯이 윗동만 똑 따서 고이고이 샐러드 담듯 주었는데, 알고보니 닭들은 흙 드레싱에 버무린(?) 풀을 더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풀저풀 왕창 베어서 흙과 섞어서 준다.
닭살이장 바닥에 풀과 부엽토를 섞어서 깔아주면 향긋한 풀내음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그 향기를 첨부파일로 올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