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5 22:09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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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위미우체국에서 택배를 받는다.

국장님.. 변함없이 한 팩을 구입하시고..

아직 달걀이 집에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정기회원의 책임감 때문에 구입하시는 듯 하다...

(매주 구입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다음번에 알려 드려야 겠다.. )

 

 

내일은 우유배달이 있는 날이라..

유기농우유 먹는집에 달걀도 함께 넣어드릴것이다..

야쿠르트먹는집에도 넣을 것인데.. 마침 여름휴가를 다녀온다고 했는데..

휴가일정이 오늘까지여서.. 내일 넣어야 하는가? 고민이 된다.. 확실히 해두었어야 했는데..

 

 

오늘은 표선, 제주빌에서 주문한 구운달걀 43개와 생달걀 20개를 가져다 드렸다..

구운달걀 40개를 주문했지만.. 3개를 더 드렸다.. 예쁜 바구니까지 함께 놓고 왔다..

육지에 있는 중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온다고 하였는데.. ..

 

 

아침 부터..

'나는 누구인가?' 의문을 던진다.

지귀도 횟집 옆, 해미래수산 할머님은 내게 달걀장수라고 부르신다.

달걀장수 왔어? 라고 물으시고.. 달걀장사 잘 되나? 라고 물으신다..^^

 

 

오늘은 오랜만에 잠시 지귀도에도 다녀오고.. 세차도 하였다.

차가 더럽기도 했고.. 왠지 깨끗하게 단정한 모습으로 달걀을 전해주고 싶었다.

나는 누구인가? 10대 청소년에게 전해질 달걀이라 생각하니.. 달걀에.. 한 자 적어보고 싶었다..

'나는 누구인가?' 뭐.. 생각만으로 그치긴 했지만, 왠지 달걀에 웃는 얼굴과 함께  '나는 누구인가?'라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단순히 달걀만 파는 달걀장수가 아니라,  달걀과 함께 의미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딱딱한 달걀의 껍질을 벗겨, 달걀의 흰자와 달걀의 노른자를 만난다. 진짜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겉모습만이 아닌데.. 고슴도치처럼 까칠한 나의 겉모습 안에 진짜 나는 달걀의 흰자처럼 달걀의 노른자처럼 여린 생명 그 자체가 아닌가...  겉은 단단해 보여도.. 깨지기 쉽고.. 속은 물과 같지만.. 생명.... 딱딱한 겉나를 벗으면.. 온전한 생명으로의 나를 만나게 될까?

 

달걀을 보면,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떠오른다. 청소년기에 감동깊게 읽어 오늘 더 많이 생각났는지도 모르겠다..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한 개의 세계를 부셔야 한다. ...'

 

달걀의 의미를 전해줄 수 있다면.. 달걀이 어떻게.. 우리의 손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봉화 파아란지구농장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면.. 병아리의 이야기.. 닭의 이야기.. 내일학생과 내일학교의 이야기.. 그리고 각자 달걀을 보고 느낄 자신들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열린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달걀이 단순 먹거리가 아니라.. 달걀이 단순.. 간식이 아니라.. 달걀 하나로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삶을 이야기 하고.. 내일을 설계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ㅎ 머릿속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백 마디 말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빠르게 인식된다. 그리고 오래 도록 남는다.   

 

 

뭐... 진짜.. 이런 자리가 펼쳐진다면.. 아이들은 .. 지루하고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10대에 자신과의 첫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의미 있는 시간,  잊지못할 추억이 되지는 않을까?

 

 

달걀장수..

어떻게 하면.. 달걀의 의미를 함께 전할 수 있을까?

달걀을 파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팔면서 그 안에 달걀이 살아 난다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오고 갔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을 놓아 버리지 못한다..

 

 

 

비록.. 테이블 위에.. 43개의 구운달걀과 20개의 생달걀을 조용히 놓고 왔지만..

오늘 떠오른 생각들을 구체화 하고 구현해볼 날도 오겠지.. ^^ 히히히

 

 

오늘 하루도 애 쓴 스스로에게 깊은 감사함으로

오늘 하루를 닫고 싶다.

 

나의 손에 달걀이 오기 까지..

오랜 시간 애써온 동지들에게..

내일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자람지도 선생님께

깊은 감사함으로 오늘 하루를 마디맺고 싶다.

 

 

 

 

2013. 7.25(목)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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