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6기 병아리들을 맞았습니다. 1500마리나 되는 어린 생명입니다.
역시 새 생명은 우리에게 늘 새로운 마음을 만들어줍니다.
1500수의 병아리! 겨울철에 맞이하는 거라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낮에는 햇빛 덕분에 아주 따스하게 병아리들을 육추장에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안심 할 수 없어 저녁부터는 불침번을 서기로 했습니다.
1일 2인이 교대하여 밤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저녁 때부터 유담뿌를 넣어주었는데, 한시도 쉴 틈이 없이 교체를 해주어야 했습니다.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서 3개씩으로 늘려 넣어주었습니다.
병아리들의 자가열을 활용하여 건강하게 자라게 하려고 저희는 육추장을 사용합니다.
그렇더라도 처음 1~2일은 적응이 되지 않아 섬세히 돌봐주어야 합니다.
유담뿌를 교체하며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하게 여러 양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게 실감나게 하더군요.
어느 육추장은 일제히 뭉쳐서 네모 모양을 갖춰 온기를 만들고 있는가 하면,
어느 곳은 침실 앞쪽으로 몰려있거나, 대열에서 이탈해 있는 병아리들도 있고,
다소 무질서해보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어떤 움직임이 있기에 이토록 다른 양상을 띠는 지 궁금해졌습니다.
알게 모르게 긴장을 하는 시간입니다.
혹여 한 생명이라도 잘못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에 그런가 봅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언젠가의 경험이 더욱 긴장과 조심스러움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해 겨울에 병아리를 들이면서 (초년생들이라 경험도 부족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병아리들이 대거 쓰러지는 바람에, 농장 전체에 비상이 걸리고 밤새 불침번을 교대로 서며
혼신의 마음들로 살려냈던 게 생각났습니다.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서로에게 느끼며 보람찼던 때로 기억됩니다.
오히려 역사적 순간들로써 학생들도 수기와 소설 등 많은 이야기들을 꽃피워냈던 때로도 함께 기억이 됩니다.
“겨울에 태어난 병아리들아~ 자알 자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