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장에서 일한 지 불과 얼마 안 된 날입니다.
눈이 내린 농장의 정경은 그윽합니다.
오전 집란을 하러 닭살이장을 들어서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닭들께서 흐드러지게 누워서 뒤틀고 날갯짓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순간, 놀랐어요. 잘 보지 못하던 광경이었으니까요.
전에는 주로 아침 운력 시간 때에 닭들을 만나곤 했으니, 이처럼 여유롭게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으니까요.
밖은 허옇게 눈 덮인 풍경이지만, 안은 꽤 따스한 온기와 햇빛이 스며들어 있어서 절로
이완의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닭들의 놀이에 덩달아 기분 좋은 시간을 맛보았다고나 할까요?
다른 닭살이장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니쁠에서 물을 먹는 모습들이었어요. 여러 포즈로 먹더군요. 위에서 아래를 향해 먹기도
했고, 한 니쁠에서 암수들이 함께 먹는 모습도 정겨워 보였어요.
오전 시간대의 닭살이장에선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얗게 눈 쌓인 산 자락 아래 한적함을 더하는 닭살이장에서 집란을 하고, 급수를 하며
한 컷 한 컷 소중한 장면들이다 싶어 담아 보았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일상 어느 곳에서든 보는 이의 눈과 마음에서 다르게 연출되고
드러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닭에게서 작은 여유와 행복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눈이 가득 오고난 후의 내일학교 농장과 청명원은 정말 아름다워요~~ 딱 해가 떠오르기 전 아침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저도 늘 눈이 올 때마다 감탄하고 감사하며 봐요. 그러고 보면 정말 농장에서 일하는 건 복 받은 일이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