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가 지내던 비닐하우스를 선생님들께서 며칠간을 청소하고 정리하며 새로운 식구를 맞을 준비를 했지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6기가 들어왔고, 마침내 저에게도 병아리를 돌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신이 나서 비닐하우스의 문을 열고 들어갔었지요.
제가 그 때를 기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소리’입니다. 한주먹 크기도 안 되는 그 작은 것들이 ‘삐약’하는 소리. 커봤자 귀를 자극할 정도는 못 되는 작은 소리. 그 소리가 몇 백 마리의 병아리들의 입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자,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것 같은 시원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맑고, 생명의 기운이 넘쳐흐르는, 듣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달려가 돌봐주고 싶은 소리였어요.
그 병아리들은 너무 작고, 귀엽고, 솜사탕 같고, 부드럽고, 가벼워서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쓰다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혹여 안조 그러지 못 했지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3~4번을 돌봐준 후, 저희는 그 애들을 1달간 못 보게 되었어요. 봄마다 가는 제주도 이동수업을 가게 되었거든요!
갔다 와서 저는 병아리들이 좋아, 4, 6기 팀에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사에 들어가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작고 귀엽기만 한 애들이 눈 깜짝할 새에 청소년이 되어있던 것이지요! 겨우 한달인데 벌써 털도 갈색이 되고, 벼슬도 나기 시작한게 정말 다름아닌 청소년이었습니다. 가끔 저를 어릴 때 보셨다가 8~9년이 지난 후 다시 보시는 보신 분들이 ‘어떻게 이렇게 컸나? 정말 작기만 했는데...’하는 말씀들이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귀여운 청소년병아리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벼슬도 다 자라고, 초란을 낳고, 나중에는 등털도 빠져서는 더 이상 ‘삐약’이 아닌 ‘꼬꼬댁!’할걸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면서, 기대 되네요. 앞으로도 즐겁게, 사랑을 담아 키워 나가야지요!
